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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1-09-23 조회수 : 1175
[르포] 테헤란로 닮아가는 서울디지털단지…상가도 주택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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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1-09-23 조회수 : 1175
[르포] 테헤란로 닮아가는 서울디지털단지…상가도 주택도 '들썩'

21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구로구 구로동 디지털단지로 사거리 인근. 15~20여층 규모의 아파트형공장이 사방 빽빽이 들어선 이 곳에 도착하자마자 수천여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이들과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주변을 거니는 사람들이 엉켜 사거리는 북새통이었다. 고급 일식집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비롯해 스타벅스·커피빈·탐앤탐스 등 커피전문점은 아파트형공장 건물마다 있었고, 종로·강남·여의도 상권에서나 볼 수 있는 식당 전단지를 배포하는 아주머니들도 이 사거리만 10명이 넘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 곳은 쇠퇴해가던 서울 산업화의 상징 구로공단이었다.

이 곳은 중소업체 10만개 이상을 수용하는 아파트형공장 밀집지역 ‘서울디지털산업단지’다. 서울 구로·가산동에 198만2000㎡ 규모로 조성됐으며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등록된 상주 근로자 수만 14만명에 이르는 서울 최대 IT산업단지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이 지역 상권이 심상치 않다. 해가 갈수록 단지에 입주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근무자 수도 10만명을 넘어서면서 3대 오피스 상권인 종로·강남·여의도에 준하는 상가·점포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권리금·보증금·임대료도 매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현재 신축 중인 아파트형 공장 코오롱빌란트 현장(왼쪽)과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중심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 전경(오른쪽)/허성준 기자 huh@chosun.com

◆ “거기 구로공단 아냐?”…“모르시는 말씀”

“장사 시작한 지 2년 됐는데 월 매출이 많진 않아도 계속 오르고 있어요. 인기를 얻어서 그런 것보다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확 늘었다네요” -서울 구로구 구로동 G 설렁탕

최근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일대의 상권이 주목받고 있다. 상주·유동인구는 종로·여의도·강남에 이어 4번째를 차지할 만큼 늘어나고 있지만, 권리금·임대료 등은 훨씬 싸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단지 일대 상권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상권을 구성하는 점포들의 수준도 서울 강남 테헤란로와 비슷하다.

상가가치를 나타내는 권리금은 지난 2008년 부동산 경기 침체 이전 시세를 이미 회복했다. 상가전문 정보업체 점포라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 일대의 평균 점포 권리금은 3.3㎡당 180만4917원으로 2008년에 비해 58만8332원(24.58%) 감소했지만, 지난해 188만1343원으로 반등했고,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만 95만7179만원(50.87%)이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구로구 권리금은 서울 25개구 중 금천구와 강북구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 개업했다는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사장은 “권리금은 3억원 정도 들었고, 보증금 1억원에 매달 임대료로 550만원 정도 내고 있다”며 “많이 오르긴 했지만 아직은 강남 테헤란로에 비하면 손님 수는 비슷한데 가격 측면은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 공인에 따르면 대부분 나와있는 중소형 점포는 권리금 5억~10억원, 보증금과 임대료는 각각 3억원과 1500만~1700만원 수준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예전 구로공단이 있었던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있지만 지금은 여의도나 준 강남 상권과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다만 아직도 상권이 형성되는 중이기 때문에 디지털단지 세부지역별 유동인구 경로를 잘 파악한 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지역은 오피스텔과 원룸 신축이 증가하고 있다./허성준 기자 huh@chosun.com

◆ 사람 몰리고 상권 좋아지니 오피스텔·원룸도 봇물

상권이 확대되고 수준도 높아지다 보니 인근 주택 시세도 상승세다. 이전까진 공장 등 혐오시설이 많고 치안이 좋지 않다는 의식이 있어 주택 시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었다. 그러나 LG전자·코오롱 등 대기업의 연구소와 IT(정보기술), 디자인 등 다양한 중소·벤처 기업이 고층의 아파트형공장에 입주하면서 생활환경이 좋아졌다.

인근 공단 공인 관계자는 “코오롱빌란트를 비롯해 지금도 아파트형공장 건설이 진행 중이어서 상주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수요에 비해 가격은 타 지역과 비슷한데, 이는 오피스텔이나 원룸 신축이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다는 오피스텔 46㎡형은 보증금 1000만원, 임대료는 55만~65만원 사이가 시세며 원룸은 16.5㎡형이 보증금 1000만원에 임대료가 35만원 수준이다.

아파트 전세도 오름세다. 삼성래미안과 두산위브는 69~70㎡형이 2억2000만~2억3000만원 선이지만 매물이 동난 상태다. 경남아파트와 한솔자이도 99㎡~102㎡가 2억6000만~2억8000만원이지만 매물을 찾기 어렵다. 중앙 공인 사장은 “이번 이사철에 전세를 재계약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6000만원 이상 올려줬다”며 “전세난도 전세난이지만 이 지역 인근이 살기가 좋아져서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또 인근 벤처 공인 사장은 “전세가 없으면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 기다리다가 금천구 쪽으로 빠지는 편”이라며 “전세금이 대폭 오르는 바람에 매매로 전환해버리는 수요가 최근 많다”고 전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구로·가산 등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쪽의 출퇴근 수요 덕분에 인근 광명·시흥 등의 주택시세도 덩달아 오름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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