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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2-03-19 조회수 : 1970
삼청동… 가로수길… 상수… 다 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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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2-03-19 조회수 : 1970
삼청동… 가로수길… 상수… 다 뻔해졌다

유명세 만든 가게는 임대료 올라 떠나고 프랜차이즈 들어와 개성 잃어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 앞 감고당길. 3~4년 전만 해도 정독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주 지나던 길이었지만, 이날은 삼청동 거리로 가는 인파가 몰려 덕성여중·고부터는 100m 정도의 거리에만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고, 정독 도서관 주 출입구는 주차하기 위해 몰려든 차로 북새통을 이뤘다.

삼청동 인근 ‘점포 풍경’도 변했다. 정독도서관 입구를 지나 삼청동 거리로 들어가는 골목에 있던 노천카페 ‘카페 팩토리’는 뉴욕 화장품 브랜드 ‘키엘’(Kiehl′s) 매장으로 바뀌었고,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홈스테드’, LG패션의 여성의류브랜드 ‘TNGT W’도 삼청동 거리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삼청동 거리에 들어서자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인 ‘커피빈’·‘카페베네’·‘주커피’·‘카페네스카페’·‘아자부’가 연이어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스크림 카페 ‘하겐다즈’도 올 1월 문을 열었다.

◆ 거리 유명해지니 개성 있는 가게 사라져

개성 있는 가게로 유명세를 탄 지역에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의상 매장이 대거 들어서고 있다. 삼청동 거리뿐 아니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상수·합정 카페촌,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도 비슷한 상황이다. 점포가 자주 바뀌는 이유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때문이다.

상가정보 전문업체 ‘점포라인’에 따르면 삼청동 거리는 3.3㎡당 보증금이 2009년 118만1877만원에서 지난해 294만1365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고, 3.3㎡당 월 임대료도 6만367원에서 지난해 14만1186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현재 삼청동에서 112~181㎡ 수준의 점포를 얻기 위해서는 권리금을 제외하더라도 보증금으로만 1억원 이상, 월임대료로 50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홍대 상권이 발달하면서 소규모 카페·소품점이 많았던 상수·합정 카페거리도 시세가 많이 올랐다. 2009년 3.3㎡당 86만1654만원이던 보증금은 지난해 96만5600원으로 올랐고, 월세도 3.3㎡당 5만4056원에서 6만8971원으로 비싸졌다.

갤러리와 소규모 레스토랑, 디자이너 가게가 많았던 신사동 가로수길은 대형 패션업체가 들어서면서 2년 만에 기존에 있던 업체의 20% 이상이 사라졌다. 현재 이곳엔 대형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인 자라(ZARA), 에잇세컨즈(제일모직), TNGT(LG패션), 포에버21가 자리 잡고 있다.

◆ “스타벅스 커피 마시러 온 게 아닌데….”

상가 전문가와 해당 지역에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사장들은 최근 국내의 상권 생성과 변화가 기형적이라고 지적한다. 경쟁력을 갖춘 소규모 점포가 많아져 동네가 유명해질수록 오히려 해당 상권에서 쫓겨나는 실정이라는 것.

상수·합정 카페거리에서 최근 종로구 계동으로 점포 자리를 옮긴 한 바리스타(전문적으로 커피 만들어주는 사람)는 “소규모 카페는 테이블 회전율이 빠른 편이 아닌데 유동인구가 많아졌다고 임대료를 확 올리면 살아남을 곳이 없다”며 “부동산컨설팅 업체가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많이 주는 대형업체와 연결해주겠다고 회유하면 우리는 쫓겨나는 구조”고 말했다.

상수·합정 카페거리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던 김모씨는 “홍대에서 상수동으로 옮겨온 지 2년도 안 돼 독막로를 건너 당인동으로 이사 왔다”며 “합정·상수동 인근은 출판사와 갤러리, 소규모 카페들이 모여 있어 고유의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여성의류·프랜차이즈 카페가 많아 다른 동네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상가 정보업체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는 “최근 상권이 발달하는 과정은 소규모 카페·디저트점이 유명상권 인근이나 사람들이 걷기 좋은 곳에 들어서면서 유명세를 타고, 이후 여성의류점, 프랜차이즈 카페 등으로 바뀐다”며 “삼청동, 홍대 상권의 가게들이 강남이나 명동과 비슷해지면 과거의 방배동 카페 골목처럼 조금씩 죽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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