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불황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강남 3구 점포거래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앞으로도 권리금이 오를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www.jumpoline.com)이 최근 5년 간 자사 DB에 등록된 강남 3구(서초, 강남, 송파) 소재 점포들의 1분기 권리금 정보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3개 구 권리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석 내용을 보면 강남 3구중에서도 특히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강남구와 송파구인 것으로 관찰됐다.
강남구 권리금은 2008년 1분기 당시 3.3㎡당 300만원을 훌쩍 넘는 등 전국에서도 최고 수준을 자랑했지만 하반기 금융위기 여파로 1년 만에 21.61% 떨어지는 등 수난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후 강남구 권리금은 지속된 불황에도 불구하고 2010년과 2012년 1분기 각각 10.38%, 15.55%의 증가율을 보이며 2008년 수준을 거의 회복한 모습이다.
송파구는 지난해 1분기 이후 회복세가 완연한 모습이다. 송파구 권리금은 2009년으로 넘어가면서 전년 동기 대비 30.54% 떨어지는 등 강남 3구중에서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다음해인 2010년에도 3.62% 오르는 데 그쳐 우려가 컸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 들어 권리금이 15.31% 오르며 본격적인 오름세를 보였고 올 1분기에도 다시 11.09% 올라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초구도 중간 과정은 다르지만 지난 2008년 당시 권리금 수준에 적지 않게 다가섰다. 서초구 권리금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0.31%)과 2010년(-10.19%) 연속으로 10% 이상 권리금이 떨어졌지만 2011년 들어 16.82% 오르며 부활을 예고했다. 다만 올 1분기 증가율(2.32%)이 강남·송파 대비 미미한 수준이어서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이처럼 강남 3구 지역 권리금이 오름세를 보이며 활기를 되찾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낮아진 가격과 상관없이 자영업 측면에서의 메리트가 여전하기 때문.
강남 3구는 강남역 상권, 가로수길 등 서울에서도 정상급으로 손꼽히는 상권이 여럿 위치하고 있어 자영업 여건이 우수한 지역이다. 또 곳곳에 들어선 주거시설과 오피스 타운 덕분에 굳이 유명 상권에 위치해 있지 않더라도 매출을 올리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타 지역 점포보다는 가격이 낮아졌으면서도 리스크가 적은 강남 3구 지역 점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 권리금도 다시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 수 증가를 주도한 50대 이상 은퇴 후 창업자들이 점포선택 기준을 보수적으로 가져갔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강남 3구는 서울 25개 구 중에서도 점포매물 수가 가장 많고 거래도 활발한 지역으로 국내 자영업 시장의 트렌드를 미리 살필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며 “자영업자들 역시 1순위 예정지로 한번쯤 생각해보는 창업 1번지”라고 설명했다.
김창환 대표는 “최근 국내 상권의 위상변화 추이를 보면 큰 상권은 중력을 더 키우면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중소규모 상권은 더 큰 상권으로 소비인구를 빼앗기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남 3구를 비롯한 유명상권 소재 점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