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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2-11-15 조회수 : 1795
가격파괴 마케팅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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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2-11-15 조회수 : 1795
가격파괴 마케팅의 딜레마

국내 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가격파괴 마케팅이 부활할 조짐을 보여 일선 점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1500원 짜리 국수 가게, 1900원 짜리 돈가스 가게 등 저렴한 단가로 무장한 점포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등 10년 전 모습을 방불케 하고 있는 것.

지난 98년 IMF 당시에도 1인분에 1800원 짜리 삼겹살이나 2900원 짜리 냉면집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바 있다.

10년 전과 다른 모습이 있다면 한 끼 식사로 국한됐던 양상을 벗어나 테이크아웃 커피 등 음식업 전체 분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 때 유행처럼 번졌던 4~5000원 짜리 커피 한 잔을 들고 다니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대신 1500~2000원 짜리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 해가는 모습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가격파괴 마케팅은 국내 경기가 당분간 호전될 기미가 없다는 현재 사정을 감안하면 들불처럼 확산될 공산이 크다.

문제는 가격파괴 마케팅이 지닌 여러 가지 단점들이다. 가장 큰 단점은 주변 상권을 망가뜨린다는 것. 때문에 가격파괴 점포가 입점하면 주변 점주들은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고.

부산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가격 파괴점이 들어와 한동안 바글바글 하더니 미성년자까지 받아가며 뽑을 거 다 뽑고 3개월 만에 철수하더라"며 "그 3개월은 인내가 뭔지를 알게 해주는 시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A씨는 "곱게 철수하면 좋은데 그 점포가 빠진 뒤로 한동안 고객들의 상권 접근 자체가 줄어들더라"며 "3개월을 못 버티고 사라진 경쟁점포 수도 꽤 된다"고 털어놨다.

서울 강남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B씨는 "단가를 낮추면 어쩔 수 없이 서비스가 소홀해진다"고 지적한 뒤 "이런 매장들은 대부분 상도를 어기기 마련"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B씨는 "가격 파괴 전문점에 대항하는 방법은 고급 서비스와 이벤트를 통해 수준을 차별화하는 길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한 점주는 "가격파괴 마케팅은 암환자에게 모르핀을 투여하는 그야말로 최후의 판매전략이 아닌가 싶다"며 "가격파괴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점주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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