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대해 모르거나 알아도 관심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점포거래 전문업체 점포라인이 5월 한 달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상가 임대차보호법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 180명 중 114명이 상가 임대차보호법을 아예 모르고 있었으며, 알지만 관심 없다고 답한 사람도 44명(24%)이나 됐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점포를 임차해 영업하는 영세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제정됐다. 상가 임대차보호법은 최초 2년의 영업기간 중 임료 연체 등 임대차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3년의 추가 영업기간을 보장하고 임대인 측의 보증금 및 월세 인상율을 9%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설문을 통해 자영업자 중 절반 이상이 상가 임대차보호법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가 현실로 들어났다.
반면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존재를 자세히 안다는 응답자는 20명(11%), 자세히 알고 실제로 활용 중이라는 응답자는 17명(9%)에 그쳤다. 나머지 29명(16%)은 대강 안다고 응답했다.
설문내용을 정리하면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존재와 내용을 알고 있는 자영업자는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 이런 설문결과가 나온 이유로 현실에 맞지 않는 법 적용 범위를 들 수 있다. 적용받을 일이 없으니 관심도 없다는 얘기다.
현재 서울 소재 점포를 임차해 영업 중인 자영업자가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환산보증금(월세에 100을 곱한 금액 +보증금)이 3억 원 이하여야 한다. 곧 월세가 300만원을 넘는 점포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서울 상권에서 월세 300만원 이하인 점포를 찾기란 쉽지 않다. 또 찾는다 해도 입지가 좋지 않은 변두리 골목 상권인 경우가 많아 높은 수익은 커녕 유지하기도 힘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5월 들어 매물로 나온 서울 소재 점포 625개(평균면적 152㎡)의 평균 월세는 340만원으로, 서울 소재 점포의 평균 월세는 1월 277만원을 찍은 후 2월 323만원, 3월 332만원, 4월 342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평균 5600만원에 가까운 보증금을 감안하면 실제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점포는 월세 24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역산하면 현실에 부합하는 환산보증금 기준액이 서울의 경우 4억 원은 넘어야 한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상가·창업 전문가들은 '상가임대차보호법상 환산보증금 기준액은 지난 2010년 7월 개정 이후 3년간 상향조정되지 않아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또 '서울 상권의 대부분의 점포가 법보호 대상이 되지 않으니 법이 있어도 관심이 있을리 만무하다'며 기준액 조정을 촉구했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도 “지난 2011년부터 자영업에 진출한 베이비부머들이 급증하면서 보증금과 월세 인상폭이 상당히 커졌다”며 “영업기간 보장이나 임대료 인상 제한 등이 보완되야 자영업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