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전면금연이 실시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는 매장이 늘어나는 가운데, 아예 흡연방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PC이용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매장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점으로 퍼져나간 한 장의 사진(본문 상단 참조)을 보면 '흡연방'이라는 업종이 어떤 컨셉인지를 대번에 알 수 있다.
우선 이 업종은 1시간에 1000원의 이용료를 받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준다. 이와 함께 매장 내 설치된 PC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쉽게 말하면 PC를 사용하며 담배를 피우던 기존의 PC방 컨셉을 뒤집어 담배를 피우며 PC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 사진이 게재된 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는 '흡연방'이라는 업태 자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먼저 PC방 점주들 측은 흡연방이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한 자유업종인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가까운 예로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이미 예전부터 흡연방이라는 업태가 출현, 성황리에 영업 중이라는 것이다.
반면 PC방 금연을 지지하는 쪽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름만 흡연방이지 실제로는 PC방과 동일한 영업 형태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제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는 공통적으로 '현장 사정을 돌보지 않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PC방을 찾는 대부분의 고객이 흡연자라는 사실과 흡연가능한 공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대안없이 무조건 흡연권을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피해를 직접 겪어야 하는 대부분의 PC방 점주들은 본인이 비흡연자라 해도 전면금연 정책에 찬성하지 않는다. 객단가 측면에서 봐도 담배를 피우는 고객이 더 순도가 높은데, 정작 이에 대한 배려는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서울에서 PC방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김 모 점주는 "PC방의 경우 야간 매출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창업의 성패가 갈리는데, 심야 고객 중 대부분은 흡연자"라며 "이 같은 정책은 결국 PC방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