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중 절반이 정부의 권리금 양성화 정책은 실행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상가정보업체 ‘점포라인’은 지난 한달간 305명을 대상으로 권리금 양성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104(34%)명이 ‘사안이 복잡하고 민감해 어려울 것’이라 답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중 46명(15%)은 ‘매출 공개 및 과세에 대한 부담이 커 권리금 양성화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권리금 책정을 위해 매출을 공개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응답자 절반 수준인 150명(49%)이 권리금 양성화가 어렵거나 불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권리금은 자영업자가 점포 소유권이 아닌 영업권을 거래하며 발생한다. 자영업계 관행에 따라 바닥권리, 영업권리, 시설권리 등 3개 항목으로 나뉜다. 김창환 점포라인 대표는 “권리금을 책정하는 기준 마련이 쉽지 않고 매수자가 이를 인정해야 비로소 거래가 성립되기 때문에 객관성을 갖지 못한 양성화 방안은 현장에 적용되기 힘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권리금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어 양성화가 쉬울 것’이라고 내다 본 응답자는 62명으로 전체의 20%에 그쳤다. 나머지 93명(31%)은 ‘권리금 양성화 과정에서 찬반이 나뉘거나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지역과 상권별로 권리금을 책정하는 기준이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54명으로 더 많았다.
또 점포 운영권을 넘겨받아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면 시설 권리금을 인정하지 않는 매수자도 있다. 따라서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창환 대표는 “권리금 양성화의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이것을 현실 정책으로 가져가기에는 난관이 많다”며 “처음부터 무리하게 자영업계 전반에 대해 권리금 양성화 방안을 적용하기보다는 국가 또는 지자체의 개발 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권리금 피해구제 방안을 먼저 도입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