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 아르바이트 정보업체가 내놓은 공중파 광고가 자영업계를 그야말로 들쑤시고 있다.
화제의 광고를 보면 화면 속 화자는 최저시급 액수를 언급하면서 이것도 안주는 업주에게는 '이런 시급'이라는 욕설에 가까운 멘트를 날리고 있다.
또 이 업체는 '알바가 갑이다' 라는 멘트로 광고를 마무리, 중의적인 표현을 통해 자사 이미지 메이킹 효과를 노림과 동시에 사회적 약자인 자영업자들을 또 한번 을의 입장으로 밀어넣고 있다.
정작 점주들 사이에서는 최저시급도 안주고 사람을 쓰려고 하느냐는 쪽과 안 그래도 인건비 때문에 힘든데 이런 광고까지 나와야 하느냐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다지 좋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 광고가 송출된 후 사회적 여론은 대부분 '최저시급도 안주는 점주는 악당'이라는 인식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은 최저시급도 다 안주는 무조건적인 악당'이라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물론 아르바이트 정보 업체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모든 자영업자들이 악덕점주인 것처럼 비춰지게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쯤에서 자영업자들은 스스로를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본인은 정말 저런 악덕 고용주가 아닌지, 악덕 고용주가 아니기 때문에 화제가 된 공중파 광고를 봐도 스스로 불편하진 않은지를 냉정하게 따져보자.
자영업자 이익단체들은 이미 이 광고로 인해 고용주와 아르바이트 근무자 간 갈등이 깊어질 것이라고 맞받아친 상태다. 주로 PC방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인터넷컨텐츠진흥협회에서는 이 광고에 대해 '소상공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자영업계에는 PC방 업종만 있는 것도 아니고 광고가 딱히 소상공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드러냈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실 최저시급은 지급하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만약 최저시급도 지급하지 못할 만큼 영업이 어렵다면 이미 최저시급 문제보다 그 점포의 영업이나 생존이 더 큰 문제다.
이 아르바이트 업체의 광고에 반발한 점주들 일부가 해당 정보업체 탈퇴운동까지 벌이고 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사회 여론은 오히려 그 탈퇴운동을 반기고 있다. 네티즌 중 상당수는 '탈퇴하지 않고 그 정보업체에 남은 점주들은 최저시급을 보장하는 양심적인 점주일 것'이라며 '해당업체의 구인정보가 깨끗해지고 있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모르고 철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정말 최저시급도 지급하지 못할 만큼 영업이 어려워 가족들이 일손을 돕는 점포들도 있는 반면, 활발한 영업으로 좋은 수익을 내면서도 인건비 지급을 제대로 하지 않는 점주도 분명 존재한다.
또 일을 제대로 하는 아르바이트 인력에게는 최저시급보다 더 많은 급여를 주겠다는 신념으로 묵묵히 아르바이트 생을 고용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정상적인 점주가 대부분인 자영업계에서 이런 광고에 집단 반발하는 것은 제무덤 파는 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최저시급을 보장한다는 점을 구인이나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해 점포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동기 및 서비스 선택기준을 보면 비용보다는 감성적인 측면이 더 우세하다. 따라서 소비자들에게 감성적으로 보다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을 때, 내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더 늘어날 것임을 잊어서는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