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 밀려 사양길을 걷던 당구장이 최근 급증해 예전 매장수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0년 5172개에 달했던 서울 시내 당구장은 98년부터 본격 유행한 PC방에 밀려 2006년 3956개까지 매장수가 떨어졌었다. 그러나 2007년 들어 4225개로 다시 늘었고 2009년에는 5155까지 늘었다는 것.
당구업계에 따르면 당구장의 인기가 되살아난 원인은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스타크래프트 세대'가 당구장을 다시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학으로 치면 98~02학번인 이 세대들은 중고교 시절 학교 감시를 피해 당구장을 찾던 추억이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한 이 세대들은 스타크래프트와 주변 문화에 빠져들면서 공강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을 주로 PC방에서 보냈다. 당구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이들이 사회인으로 거듭나면서 모니터만 봐야 하는 게임보다 놀면서 친목을 다질 수 있는 당구를 다시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또 학창시절 당구가 주요 놀거리였던 5~60대 퇴직자들이 당구장을 찾거나 아예 당구장을 창업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당구 열기의 부활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당구연맹은 서울시내 당구장이 경기 침체로 줄어든다 해도 100여개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격적인 조정기를 겪는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구장의 이같은 부활은 그러나 이미 1~2년 전부터 관찰돼왔던 것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의 창업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점포거래 업계에서는 당구장 부활로 인한 매출이나 권리금 측면에서의 프리미엄이 이미 모두 소진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업계에서는 2009년이 당구장 부활기로 인식되고 있다'며 '현재 경기가 좋지 않고 기존 당구장들도 이용요금을 1000원 선으로 낮추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창업 시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고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