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중 절반이 8000만원 이하의 창업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기불황으로 생계형 소자본 창업자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29일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5월부터 한 달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450명)의 49%(221명)가 3000만~8000만원 사이의 비용으로 창업했다고 답변했다. 8000만원 이하의 비용은 1~3000만원의 보증금과 5000만원 이하의 권리금으로 지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생계형 소자본 창업의 전형이다.
다음으로 9000만~1억5000만원, 1억5000~2억5000만원의 비용을 지출했다는 응답자가 각각 28%(127명), 15%(68명)로 그 뒤를 이었다. 2억5000만원~4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는 응답자와 4억원 이상 지출했다는 응답자도 약 4%씩 있었다.
경기가 침체된 탓도 있지만 98년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2008년 국제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창업자들이 동원 가능한 비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창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업종도 함께 줄었다는 점이다. 8000만원 이하의 비용으로 창업 가능한 업종은 중소형 동네 PC방, 분식점, 소형 판매점 등으로 생계유지 정도가 가능할 뿐 부의 재창출이 쉽지 않다.
물론 이들 업종으로 돈을 많이 번 창업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업종이 제한적이고 진입장벽도 거의 없기 때문에 생계형 소자본 창업자들은 다시 그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결국 많은 생계형 창업자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대홍 점포라인 팀장은 "소자본 창업자 비율이 절반에 가깝다는 것은 여전히 내수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창업 역시 투자비용에 따라 수익 규모가 달라지는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구나 지난 4월 중순 이후부터는 자영업 경기가 다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생계형 창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창업할 계획이 있다면 비용을 최대한 줄이거나 반대로 넉넉한 투자를 통해 매출을 최대로 키운 후 수익을 보는 등 확실하고도 안정적인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