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곳을 황금어장이라고 한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곳 이기에 삼청동은 황금 상권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 옷가게들이 도로변에 자리잡고,그 뒤로는 잘 보존된 한옥을 리모델링한 한정식집과 전통찻집들이 즐비하다. 삼청동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치는 화랑들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화랑의 뒤를 이어 자리잡은 옷과 잡화 가게들은 점포 자체가 패션이다. 외부와 내부 치장이 예술작품 수준이다.
삼청동 길은 3호선 안국역에서 정독도서관 방면으로 발달한 상권이다. 윤보선길을 거쳐 올라가면 펼쳐지는 북촌로 일대를 지칭한다.
삼청동의 초기 상권은 값싼 식당들이 주를 이루었다. 지금은 삼청동 명물이 된 ‘삼청동 수제비집’도 이러한 식당의 한 종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삼청동 주민은 예술가와 인근에 직장을 둔 공무원들이 주를 이루었다. 지금의 카페 및 문화거리가 된 것은 1990년대 재즈 카페와 갤러리들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이때부터 안국동과 소격동, 화동과 사간동 일대를 아우르는 지금의 삼청동 길이 시작됐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어쩌면 지금의 삼청동 길을 지리적인 위치보다는 갤러리를 중심으로 한 문화벨트라고 하는 게 맞다.
인근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이 관광명소로 발돋음하고 영화 품행제로의 촬영 장소로 사용된 정독도서관(1977년 개관) 등이 신규 유입인구를 계속 생산하고 있어 앞으로도 유동 인구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인사동 상권이 전통문화지구의 면모를 온전히 보전하지 못하면서 삼청동길로 발길을 옮겨가면서 최근 2~3년 간 커피전문점과 의류점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삼청동 주변 상권은 최근 2~3년 사이 급부상한 신흥 상권으로 ㎡당 1억원대를 웃돌고 있다. 이들 지역 땅값은 2009년 ㎡당 4000만~6000만원 수준이었다. 199년도에는 ㎡당 60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서울 중심 상권 중에서도 가장 핫(Hot) 플레이스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매물이 없어서 전반적으로 보증금과 월세가 오르고 있다. 6일 점포라인에 따르면 삼청동은 ㎡당 보증금이 2009년 153만원에서 2010년 163만원, 올해 214만원으로 크게 급등했다. 월세도 ㎡당 2009년 6만9천원에서 2010년 10만2000원, 올해 13만8000원으로 올랐다.
매물 자체가 잘 나오지 않고 나오더라도 서울 타 상권 대비 시세가 비싸기 때문에 소자본 창업형태로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거대 자본가에 의한 개발이 유력시 되고 있다.
다만 북쪽으로 삼청공원, 남쪽으로 각급 학교들이 있기 때문에 향후 상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인근에 청와대가 위치해 있어 엄격한 보안 상태가 유지됐고 건축물 고도제한이 설정되어 자영업 관점에서 보면 큰 상권으로의 변모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모 부동산 중개업자는 현재 삼청동 상권을 이미 포화상태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삼청동에도 심한 거품이 끼었다”며 “추가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이상 더 발전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갤러리와 카페들이 이미 가까운 효자동과 부암동 등으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점포라인DB를 살펴봐도 ㎡당 권리금이 2009년 360만원에서 2010년 817만원으로 급등했다가 올해 579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일부 거품이 빠졌다는 해석에 힘이 실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삼청동 상권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정대홍 점포라인 팀장은 “보증금·월세 등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삼청권 상권에 들어갈려면 빠르게 지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