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을 받고 싶어도 소득증빙이 어려워 벙어리 냉가슴만 앓아야 했던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점차 나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열린 3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자영업자도 햇살론 지원을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민금융 활성화 추진현황 및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햇살론 대출의 여신심사 기준과 보증지원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출 적합성과 금액을 정할 때도 기존의 DTI 대신 종합신용평가모형을 기준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햇살론은 연소득 2600만원 이하의 국민을 대상으로 하며 신용등급이 6~10등급이면서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일 경우 연 10~13%의 금리로 긴급생계자금과 창업자금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기존의 햇살론 대출심사 시 적용된 DTI는 총부채상환비율을 의미하는데 이 비율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자영업자들은 소득증빙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 이에 따라 너도 나도 빌릴 수 있는 햇살론이지만 자영업자에게는 그간 그림의 떡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심사기준으로 DTI를 적용하니 자영업자들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를 개선하고 저소득 자영업자들에게 대출 기회를 더 주기 위해 종합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금융위는 일주일 넘게 걸리던 보증심사 기간을 단축시키고 금융기관에서도 햇살론을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정부의 보증지원율을 현행 85%에서 95%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증지원율은 대출받은 사람이 이를 갚지 못할 경우 원금 대비 국가가 대신 갚는 금액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95% 보증지원한다고 가정할 경우 은행은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의 95%인 950만원을 회수할 수 있다. 리스크가 줄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신용회복 지원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현재 3523곳인 신용회복지원협약 참여 금융기관을 확대하고 회복절차를 성실히 이행한 사람에는 자금지원 규모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도 지난해 700억원 수준에서 올해는 최고 12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최근 들어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들이 자주 보인다"며 "정부에서도 그만큼 신경쓰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신호인 것은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 팀장은 "지원책 대부분이 결국은 대출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갚아야 하는 돈"이라며 "지출계획을 명확하게 세우지 않고 일단 빌리고 보자는 마인드로 접근하면 나중에 더 큰 곤욕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